크리스마스가 진짜 예수님 생일이 아니란 말이 있던데...
Publish on January 05,2012홍삼열
이 글은 제가 [섬기는 사람들] 10:6 (http://www.koreanumc.org/site/apps/nlnet/content3.aspx?c=kqLSIYOxGnF&b=5687987&ct=8059177)에 기고한 내용입니다.------------------------------------------------------------------------------초대교회 때부터 예수님의 생일에 대해 최소한 두 가지 전통이 있어왔다. 하나는 현재 우리가 성탄절로 지키는 12월 25일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주현절로 지키는 1월 6일이다. 그러나 역사적 고증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바는 그 두 날짜가 예수님의 생일과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성경의 기록과 당시 팔레스타인의 기후를 고려해 볼 때 예수님이 겨울에 태어나셨을 확률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복음서에서 목동들이 양떼들과 함께 들에서 잠을 자야 하는데 이스라엘의 겨울은 비가 많이 오는 추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또 당시 호적 등록을 위해 유대인들이 대규모로 각자 고향으로 이동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도 우기(雨氣)인 겨울에 일어났을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에게 세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왜 성경이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 중요한 예수님의 생일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둘째, 어떻게 해서 12월 25일이 예수님의 생일이 되었을까? 셋째, 성탄절이 실제 예수님의 생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이상 우리가 성탄절을 계속 지켜야 할까?우선 첫 번째 의문점은 생일에 무관심한 초대교회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초대교회가 생일에 별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로 증명이 가능한데, 우선 초대교부(敎父)인 이레니우스나 터툴리안은 교회의 주요 절기들을 다룰 때 성탄절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 3세기 교부인 오리겐은 바로(창 40:20)나 헤롯(막 6:21)같은 죄인들만 생일을 지키지 훌륭한 신자들은 절대 생일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하기까지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재 가톨릭교회에서 지키는 성인축일(祝日)의 전통에 그대로 남아있는데, 성인축일은 성인들의 생일이 아닌 순교일을 기념하는 것으로서 생일에 관심이 없는 교회의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예수님의 탄생일도 교회의 관심사항이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성탄날짜가 역사기록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이제 두 번째 의문점으로 넘어가자. 어떻게 해서 12월 25일이 예수님의 생일이 되었을까? 12월 25일은 전통적으로 태양의 탄생(Natalis Invicti)을 기념하는 로마의 겨울축제일이었다. 당시 달력으로 12월 25일이 동지(冬至)가 되는데, 사람들은 태양이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 커지는 것을 축하하여 대규모 파티을 열었던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4세기경부터 이 날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지키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태양이 그리스도를 설명해주는 아주 훌륭한 상징이 되기 때문이었다. 사실 세상의 빛(눅 2:32), 공의의 태양(말라기 4:2)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태양 축제일보다 더 적합한 날이 어디 있겠는가? 또 장차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실 예수님을 경축하기 위해 “정복되지 않은 자”(Invicti)보다 더 나은 상징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12월 25일에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참고로 현재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는 Julius Africanus가 221년에 그의 [연대기]에서 처음으로 12월 25일을 예수님의 생일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이 주장은 다른 날짜들에 비해 그리 우세한 입장은 아니었고 최초의 종교회의인 325년의 니케아회의 이후에야 점차적으로 전반적인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한편 태양 탄생일이 예수님의 생일이 된 데는 토착화(土着化)의 의도가 다분히 있다. 태양 축제일이 이미 로마인들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면, 기독교에서는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그 문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기독교화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당시 로마 사람들은 동지를 지내면서 대단한 술파티를 벌였다. 교회에서는 교인들에게 절대 거기에 가거나 술 취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목회적 차원에서 내부적으로는 신자들을 보호하고 외부적으로는 세속 문화를 기독교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 태양축일을 예수님의 생일로 정하게 된 것이다.이제 세 번째 의문점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성탄절이 실제 예수님의 생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우리가 성탄절을 계속 지켜야 할까? 여호와의 증인은 성탄절을 지키지 말아야 할 이유로 다음의 두 가지를 말한다. 첫째로 성탄절 날짜는 원래 이방축제에 해당하는 날이기 때문에 그 날을 지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로 기독교가 옛날에 흥청망청 즐기는 이방축제의 습성을 채택한 결과 현재의 상업화된 성탄절의 모습이 생긴 것이므로 성탄절을 지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위의 두 가지 주장은 잘못된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성탄절이 태양축제일과 같은 날짜이기 때문에 지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성탄절을 지킬 때 중요시하는 것은 날짜가 아니라 성탄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키는 것은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사건"이지 "날짜"가 아닌 것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성탄의 의미를 무시한 채 노는 데 관심을 갖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교회절기의 상업화를 이방축제에 기원을 둔 날짜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한 논리이다. 왜냐하면 만일 성탄절이 다른 날짜에 지켜졌다면 현재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을까? 아닐 것이다. 신학적으로 볼 때 날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을 초월하신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시간 속으로 들어오셨다는 사실이다. 엄격히 말해서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사건은 매일 기념해야 마땅하다. 우리가 매일 성탄일로 지켜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는 힘들고 한 날을 정해서 특별히 기념을 해야 할 텐데, 그렇다면 이미 전통으로 굳어버린 성탄절을 굳이 거부할 필요가 있을까?둘째로, 기독교가 태양축제일을 성탄절로 정함으로써 타락한 이방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 현재의 타락한 형태의 성탄절까지 생겨났다는 논리도 역사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가 이방축일을 성탄절로 바꾼 데는 정반대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타락한 세상 문화와 타협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세상 문화를 거룩한 교회문화로 바꾸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술 파티의 문화를 예배의 문화로, 미신축제의 문화를 그리스도 축제의 문화로 바꾸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성탄절 날짜가 원래 태양축제일이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절대 창피스런 일이 아니다. 도리어 자랑거리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종의 문화선교의 방편이었기 때문이다. 세속문화를 기독교화 함으로써 세상에 거룩한 기독교적 삶을 전파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탄절을 지킬 때 날짜보다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세속문화를 기독교의 문화로 변화시키는 문화선교의 입장에서 성탄절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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