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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11월 21일 Publish on November 23,2022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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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회 작성일 22-11-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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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에베소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교인들에게 세월을 아끼라는 권면을 남긴 바 있습니다. 헬라어 원문을 보면, ‘아끼라‘는 말은 "엑사고라조(ἐξαγοράζω)"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엑사고라조’는 어부가 물고기를 그물로 건져 올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그러니까 세월을 아낀다는 말을 다르게 바꾸어 표현하면, 세월을 건져 올리라는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 성경 번역본에는 이 부분을 ’Redeem’이라는 단어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죄로부터 구원을 받은 것이라고 그 의미를 재해석한 것입니다. 구원의 은총을 마치 인간들이 죄라는 수렁에서 건져냄을 당하는 모습에 빗댄 것이지요.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구원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선물을 아무 공로없이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이 그렇게 확증된 것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바울은 믿음의 핵심을 ‘세월을 아끼는 태도’에서 찾았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죄의 수렁에서 건져 올려주신 것처럼, 우리도 세월을 건져 올리며 살라는 거에요. 그것이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에 합당한 삶이라고 그는 힘주어 강조합니다. 구원의 은총을 받은 이가 당연히 거쳐야 할 성화의 과정이라 본 것이지요.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의 풍조를 쫓는 허송 세월이 아니라,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주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삶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거에요. 그래서 날마다 자기 자신을 영적인 제물로 올려 드리는 신실한 예배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라는 권면입니다. 그것이 세월을 아끼는 길이라고 본 것이지요.


교회력에 따르면, 금주부터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대림(Advent, 待臨)은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기다림이란 행복한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원치 않는 지루함과 초조함을 안겨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다림의 뒤에는, ‘그 때가 언제 올 것인가’ 라는 질문이 늘 따라붙기 마련입니다. 애타게 메시야를 구하던 유대 백성들이 예수께 물었던 질문도 대부분은 ‘그 날이 언제 올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언제’라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을 해주시기 보다 ‘어떻게‘라는 말로 그들에게 도전을 주시곤 했습니다. 오는 때를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모습으로 그날을 준비할 것인지를 물으셨던 것이지요.


세월이란 게, 시계태엽 같아서 돌려놓으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가도 조금만 눈길 주지 않으면 꼼짝 안고 거기 멈추어 서 버리지요. 아무리 마음 속 시계바늘을 돌려 보아도, 기다림은 먼저 다가오는 법이 없습니다. 거기서 꼭 때를 채울 때까지 말도 걸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애꿎은 시간을 붙들고 하소연만 늘어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그러니 세월은 거기에 그냥 놔두고 지켜 보는 게 아니라 건져올려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세월을 아끼라는 거에요. 그것이 임박한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인의 태도입니다. 성탄의 기쁨에 도취되기 전에, 지금은 먼저 세월을 건져 올려야 할 때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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