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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목양칼럼] 11월 7일 2022년 Publish on November 08,2022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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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5회 작성일 22-11-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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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생기는 자연적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름살입니다. 피부의 노화로 인해 일종의 접힘 현상이 생겨나는 것이죠. 헌데 요즘은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과 보톡스와 같은 의학기술로 인해 주름살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깊이 패인 세월의 흔적 조차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미에 대한 욕망이 커져 버린 까닭입니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가는 세월까지 멈출 수 있나요? 분명 우리 몸 어딘가에는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주름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왜 그럴까요? 오래 전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쭈글쭈글한 이마의 주름살을 가리키며 이게 다 너 때문에 생긴거라 농담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철들고 생각해 보니, 그 말씀이 틀린 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조금 억울한 건, 그 많던 주름이 다 저 혼자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점입니다. 분명 주름은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자의건 혹은 타의건 많은 관계와 사건으로 인해 생겨난 삶의 흔적이니 말이지요. 오래된 옷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다림질을 해보아도 시간이 지나면 구깃해진 옷주름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외부의 어떤 힘이 작용하면서 옷에 구김현상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어떤가요? 복잡다단한 현실만 보더라도 엄청나게 두터운 주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관계와 사건으로 얽힌 흔적들로 인해 깊이 패인 삶의 모습들을 여기저기서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원치 않거나 기대치 않은 굴곡을 접할 때마다 불만을 갖게 됩니다. 행여 넘어져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라도 생기면, 좌절하고 쓰러져 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삶의 극단적인 굴곡을 통해 고난을 당해야 했던 욥의 절규처럼 누구나 한번쯤은 고통에 신음하며 이 쓰라린 현실을 원망해 보았을 겁니다. 왜 하나님은 이 세상을 주름지게 만들어 우리를 힘들게 만드냐고 말입니다.


그 때 혹 하나님도 이렇게 되물으시는건 아닐까요? 이게 다 너희들 때문에 생긴 거라고 말이지요. 분명 만물을 지으시고 바라보시며 아름답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주름 하나 없는 고운 모습이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굳이 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그럴 만한 욕망도 불필요했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어긋나 제 갈길을 걸었던 우리의 욕망으로 인해 굴곡진 흔적이 생겨나 골도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도 그 중 하나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깃해진 주름도 자연스럽게 우리 삶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겠지요. 물론 누구 한 사람 때문에 생긴 거라 말한다면 억울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난 아무 상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합력하여 선을 이루라고 하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함께 거룩하신 주님의 뜻을 붙들고 주름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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